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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마이다이긴죠란? (사케, 니혼슈 초보 샄린이 시리즈 ①)

본 콘텐츠는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사케를 살 때나 이자카야에서 메뉴판을 볼 때 가장 자주 마주치는 단어가 있다.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 술을 파는 분들도 “이건 준마이다이긴죠라 좋아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정작 준마이다이긴죠가 정확히 뭔지, 왜 좋다고 하는 건지는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위스키 편에 이어 사케 시리즈 첫 편에서는 이 용어부터 제대로 뜯어보려 한다.

참고로 이 글에서는 ‘사케’와 ‘니혼슈’를 편의상 같은 의미로 섞어 쓴다. 사실 두 단어는 일본 현지에서 쓰이는 맥락이 조금 다른데, 이 차이는 시리즈 뒷부분에서 따로 다룰 예정이다.

결론부터: 두 개의 축만 이해하면 끝난다

‘준마이다이긴죠’는 하나의 단어처럼 보이지만, 사실 서로 다른 두 가지 기준이 합쳐진 이름이다.

  • 축 ① 양조 알코올 첨가 여부 — 쌀·누룩·물 외에 알코올을 더했는가
  • 축 ② 정미보합(精米歩合) — 쌀을 얼마나 깎아냈는가

이 두 축을 조합하면 일본 국세청 고시가 정한 ‘특정명칭주(特定名称酒)’ 8종 중 하나의 이름이 정해진다. 하나씩 풀어보자.

1. 축 ①: 양조 알코올 — 넣었나, 안 넣었나

쌀·쌀누룩·물만으로 빚으면 이름 앞에 ‘준마이(純米)’가 붙는다. ‘순수한 쌀’이라는 뜻 그대로다. 반대로 여기에 소량의 양조 알코올을 더하면 준마이가 빠지고 ‘혼조조’ 계열의 이름이 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는데, 양조 알코올 첨가가 ‘저가 원료를 섞어 술을 늘리는 것’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향을 끌어올리고 맛의 균형을 잡기 위한 전통적인 양조 기법 중 하나이며, 실제로 긴죠·다이긴죠 계열도 최상위급 사케로 분류된다.

2. 축 ②: 정미보합 — 쌀을 얼마나 깎았나

정미보합은 현미를 바깥쪽부터 얼마나 깎아냈는지를 남은 비율로 표시한 숫자다. 예를 들어 정미보합 60%는 바깥쪽 40%를 깎아내고 안쪽 60%만 남겼다는 뜻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더 많이 깎은 것이고, 일반적으로 잡미가 줄고 맑고 화사한 향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이 정미보합 숫자에 따라 명칭의 등급이 갈린다.

정미보합명칭
50% 이하– 다이긴죠
60% 이하– 긴죠
60% 초과

단, 긴죠·다이긴죠는 정미보합 기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시키는 ‘긴죠즈쿠리(吟醸造り)’라는 양조 방식을 반드시 거쳐야 긴죠·다이긴죠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3. 매트릭스로 정리하기: 특정명칭주 8종

두 축을 표 하나로 겹쳐보면 특정명칭주 전체 그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미보합 50% 이하정미보합 60% 이하정미보합 60% 초과
알코올 무첨가준마이다이긴죠준마이긴죠준마이
알코올 첨가다이긴죠긴죠혼조조 (단, 혼조조는 정미보합 70% 이하 기준 존재)

세로로 내려갈수록 쌀을 더 많이 깎은 술이고, 가로로 위쪽 줄이 양조 알코올을 넣지 않은 준마이 계열이다. 즉 준마이다이긴죠는 ‘쌀을 50% 이하로 깎고 + 알코올을 넣지 않은’ 조합의 이름인 셈이다. 이 표 하나만 기억해도 라벨 앞에서 헤매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이 매트릭스 개념, 특히 정미보합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유명한 술이 바로 ‘닷사이(獺祭) 23’이다.

일본 여행 선물로 자주 추천되고, 국내 대형마트나 주류전문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다. 닷사이는 라인업 이름 자체를 23, 39, 45로 나누는데, 이 숫자가 각각 정미보합을 그대로 뜻한다. 즉 ‘닷사이 23’은 쌀을 깎아 23%만 남긴, 정미보합 23%짜리 준마이다이긴죠라는 의미다.

재미있는 점은 닷사이 23, 39, 45 모두 정미보합 50% 이하이고 (알코올 무첨가 술이므로), 사진 라벨 오른쪽 상단에 보이듯이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로 분류된다.

4. 그래서 준마이다이긴죠가 제일 좋은 사케인가?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준마이다이긴죠 = 무조건 가장 맛있는 사케는 아니다.

특정명칭은 어디까지나 ‘어떤 원료와 방식으로 만들었는지’를 나타내는 법적 제조 분류이지, 맛의 우열을 매기는 척도가 아니다. 쌀을 많이 깎을수록 화사하고 깔끔한 방향으로 가고, 덜 깎을수록 쌀 본연의 감칠맛과 개성이 살아나는 식으로 방향이 달라질 뿐이다. 실제로 아라마사(新政)처럼 정미보합 기준으로는 준마이다이긴죠·준마이긴죠에 해당하는 술도 모든 제품을 ‘준마이’로만 통일해 표기하는 양조장도 있다. 쌀을 덜 깎아도 얼마든지 좋은 술이 나올 수 있다는 철학적 선택이다.

또 하나, 정미보합이 낮을수록(많이 깎을수록) 원료 손실이 크고 정미에 드는 시간·전력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아지는 경향은 있다. 위에서 예로 들은 닷사이 역시 45 > 39 > 23으로 갈수록 가격대가 높아진다. 다만 이것 역시 ‘비쌀수록 무조건 맛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해두면 좋다.

결론: 라벨 앞에서 이렇게 판단하면 된다

  1. 라벨에서 ‘준마이’가 붙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 붙어 있으면 알코올 무첨가, 쌀 본연의 맛에 가깝다.
  2. 정미보합 숫자를 확인한다 → 숫자가 낮을수록(많이 깎을수록) 화사하고 깔끔한 향 쪽으로 간다.
  3. 오늘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에 따라 고른다 → 화사한 향을 원하면 다이긴죠 계열, 쌀의 깊은 맛을 원하면 준마이나 정미보합이 높은 술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즉 준마이다이긴죠는 ‘고급’이라기보다 ‘이런 방식으로 빚은 술’이라는 이름표에 가깝다. 다음 편에서는 라벨에서 자주 보이는 또 다른 용어, ‘나마(生)’와 ‘생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리해볼 예정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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